‘남태평양=비키니 천국’은 환상일 수도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 ‘리조트’, ‘비키니’, ‘햇살’
이 단어들이 주는 감성은 분명 하나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뜨거운 햇살 아래, 비키니 입고 칵테일 마시며 누워있는 휴양지 로망.”
그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피지(Fiji) 다.
수백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 아름다운 나라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몰려오고,
신혼여행, 럭셔리 리조트, 에코 관광 등
전형적인 ‘남국의 판타지’를 상징한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섬에서,
당신이 평소처럼 입던 수영복을 입고 돌아다니다가
지역 주민에게 제지를 당하거나,
심지어 벌금 경고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어?
“여긴 공공장소예요. 이런 옷은 적절하지 않아요.”
피지에서는 전통적으로
공공장소에서 수영복 착용이 제한되는 문화와 법적 규제가 존재한다.
‘리조트 안에서는 OK, 리조트 밖에서는 NO’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건 피지만의 특별한 문화와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부터 피지의 수영복 제한 규정과 그 속에 담긴
‘문화의 힘’을 하나하나 파헤쳐보자.
수영복? 공공장소에선 안 됩니다.
피지의 전통 복장 ‘술루(Sulu)’가 기준
피지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술루(Sulu)’라는 전통 복장을 입는다.
이건 남녀 모두 입는 일종의 긴 천 형태의 랩스커트야.
- 남성용 술루는 ‘Sulu va taga’라고 불리며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널리 사용돼. - 여성용은 컬러와 패턴이 다양하고
허리에서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이로 제작돼.
이 술루는 신체 노출을 억제하고 겸손을 표현하는 피지인의 전통 가치와 맞닿아 있어.
그래서 피지 정부와 커뮤니티는 관광객에게도 일정 부분 복장 규정을 적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법적 근거: ‘Indecent Exposure Law’
피지 형법(Fiji Crimes Act 2009) 제231조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신체 노출은
타인의 불쾌감과 문화적 불경을 야기할 수 있으며,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조항은 특정 복장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의 적절한 복장’을 요구하는 광범위한 규정으로 해석된다.
즉, 수영복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비치 외 장소’에서의 노출도가 높은 복장은 규제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어디?
- 해변 내 리조트: 수영복 자유롭게 OK
- 도시 거리, 마을 시장, 교회 주변: 수영복 착용 금지
- 선착장, 교통수단 탑승 시: 반드시 덧옷 착용
즉, 수영 후 외부로 나올 때는
덧입는 가운, 티셔츠, 술루 등으로 노출을 줄여야 한다.
실제 사례
호주 관광객, 마을 상점에서 제지당하다.
2023년, 나디(Nadi) 인근 마을을 방문한 호주인 여성 앨리슨(Alison, 28)은
해변에서 수영한 후 수영복 위에 얇은 시폰 커버만 걸친 채
근처 식료품점에 들렀다.
그녀는 가게 주인으로부터
“이 복장은 부적절합니다. 나가주시겠어요?”라는
정중하지만 단호한 요청을 받았다.
그녀는 당황했지만,
뒤늦게 리조트 가이드로부터
“마을 방문 시에는 반드시 어깨와 무릎을 덮는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는
안내를 들었다고 전했다.
SNS 인플루언서, 지역 커뮤니티 비난 받다.
한 해외 인플루언서는
피지 여행 중 비치 외부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SNS에 업로드했고,
이후 피지 지역 커뮤니티에서 ‘문화 모독’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결국 그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나는 그저 예쁜 풍경을 담고 싶었을 뿐이었다.
피지의 문화에 대해 더 공부하겠다.”는 사과문을 남겼다.
왜 이런 규제가 존재할까?
피지의 문화는 ‘공동체와 예의’를 중시한다.
피지는 기독교, 전통 부족 문화, 식민지 시대의 가치가 복합된 사회야.
특히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공동체일수록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의 질서와 겸손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지역 주민에게는
“수영복 = 침실 속 속옷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관광객이라도 예외는 없다"
피지는 관광업이 국가 GDP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문화 정체성을 해치는 관광은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정부와 지역 리더들은 지속적으로
“관광은 좋지만, 우리의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와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요즘 MZ세대 여행자들의 반응은?
“존중 여행이 진짜 트렌드다”
요즘 20~30대 여행자들은 단순히
‘핫플에서 사진 찍는 여행’이 아니라,
‘문화 경험 기반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피지의 ‘복장 규제’는
오히려 현지인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인스타그램에선 #RespectLocalCulture
- 틱톡에선 "Fiji Sulu Try-On Challenge" 같은 해시태그도 등장
스타일링으로 문화 존중하기
많은 여행자들이 술루나 전통 커버업을 활용해
패션 감각도 살리면서 지역 문화를 존중하는 코디를 보여주고 있어.
예
수영복 위에 술루 + 라탄백 + 선글라스
전통 패턴 커버업 + 스트로 햇 스타일
마무리 : 자유보다 중요한 것, 문화에 대한 존중
피지에서 수영복을 입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아무 데서나 수영복 차림으로 다녀도 되는 자유’는 없다.
이건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질서이자, 오랜 시간 지켜온 삶의 방식이다.
여행이란 건 낯선 곳에서 내가 주인이 되는 게 아니라,
그곳의 방식에 나를 맞추는 경험이기도 하다.
기억해둘 것:
- 피지에서는 리조트 안에서는 수영복 OK
- 마을, 시장, 교회 근처에서는 어깨와 무릎 덮는 복장 필수!
- 술루와 커버업으로 멋과 매너 모두 챙기자.
- ‘존중하는 여행자’가 진짜 멋있는 여행자다.
'전 세계 이상한 법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일본에서는 길에서 소리만 질러도 체포될 수 있다?! (3) | 2025.07.27 |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스위스에선 밤 10시 이후에 변기 물도 마음대로 못 내린다? (3) | 2025.07.27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호주에서는 ‘투표 안 하면 벌금’?! (5) | 2025.07.26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맥주 마시고 자전거 타면 형사처벌?! (11) | 2025.07.26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필리핀에서는 ‘My Way’를 부르면 안 된다고? (19) | 2025.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