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좀 질렀을 뿐인데…” 일본에선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여행지에서 신나게 웃고, 친구들과 길거리에서 떠들며 사진을 찍는 풍경.
우리에게는 아주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나 요즘 세대는
카페, 거리, 관광지 어디서든 '감정 표현은 크게'가 문화처럼 자리잡았다.
“감정도 컨텐츠다”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니까.
그런데, 그 문화가 일본에선 전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심지어 당신이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웃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싸우는 척만 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네? 그냥 친구랑 장난 좀 친 거였는데요?”
이런 변명은 일본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다.
왜냐고?
일본은 공공장소에서의 ‘고성방가’를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간주하며,
실제로 체포되거나 벌금형을 받은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이 흥미롭고,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일본의 ‘조용함 법칙’ 에 대해
사례와 함께 하나씩 풀어보자.
일본에선 왜 ‘시끄러움’이 범죄가 될까?
관련 법령: 경범죄처벌법 第1条13号
일본에는 경범죄처벌법(軽犯罪法)이라는 법이 있다.
이 법은 크고 작은 공공질서 위반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중 제1조 제13호는 이렇게 명시한다.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큰 소리를 내거나 소란을 일으켜
타인에게 불쾌감, 불안, 두려움을 준 자는
구류 또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 "정당한 이유 없이"
-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 경우"
두 가지 조건이다.
즉, 당신이 길거리에서
장난으로 소리 질렀는데 누군가가 ‘불쾌하다’고 느꼈다면
그 순간부터 형사처벌의 조건이 성립된다는 것!
실제 사례
신주쿠 거리에서 “야!”라고 외친 20대 한국인
2023년 10월,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
한국인 여행객 3명이 밤늦게 인파가 많은 골목에서
“야! 가자고 했잖아!”라고 장난 섞인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때 근처를 지나던 시민이
“공포감을 느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들 중 1명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임의 동행 요청.
이후 현지 경찰서에서 경고 조치 및 출입국 기록 등록되었고,
해당 한국인은 인터뷰에서
“그냥 장난이었다. 일본에서 이렇게까지 엄격할 줄 몰랐다.”며
당혹감을 표현했다.
우에노 공원에서 통기타 공연하다 제지
일본을 여행하던 한 유럽인 커플은
도쿄 우에노 공원 벤치에 앉아
조용한 통기타 연주와 함께 가볍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공원 관리인과 순찰 경찰이 출동,
“주변 시민들이 민원을 제기했다”며
공연 중단 요청 및 경범죄 경고서 발급.
해당 커플은
“유럽에서는 이런 노상 공연이 환영받는데,
일본은 분위기가 너무 달라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왜 일본은 이렇게 ‘조용함’에 민감할까?
문화적 배경: “남에게 피해 주지 말라”는 철학
일본 사회는 ‘타인을 배려하는 정숙함’을 매우 중요시한다.
이는 단순한 매너 수준이 아니라
문화적 기본 룰이자 사회적 도덕으로 자리잡고 있어.
- 대중교통에서는 이어폰도 최대 음량 금지
- 엘리베이터 안에선 말하지 않기
- 호텔 복도에선 발소리 줄이기
- 전철 전화 통화는 거의 금기
이런 환경 속에서
길거리에서의 고성방가는
단순한 ‘무례함’을 넘어서
사회질서 위협 행위로 간주되는 것이다.
공간 중심의 감각
일본은 공간 밀도가 높고,
도시 곳곳이 소음에 민감한 구조로 되어 있다.
아파트 벽은 얇고, 거리도 조용하며,
“혼자 있어도 남과 함께 있는 듯한 분위기”가 일상적이다.
이런 문화적 감각 속에서
갑작스러운 소리나 고함은
‘공포’, ‘불쾌감’,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요즘 MZ세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반응은 ‘놀라움 반, 수긍 반’
MZ세대 사이에서도 일본 여행 중
고성방가 금지에 대해선 다양한 반응이 있다.
- “이 정도로 조용해야 하나?”
- “과민반응 아닌가요?”
- “근데 확실히 깨끗하고 질서 있는 느낌은 좋아요.”
실제로 일본을 여행해본 20~30대들은
“도쿄 지하철이 너무 조용해서 나도 말하기 싫어졌다”는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한다.
반대로 ‘소리 조심 챌린지’ 콘텐츠도 유행
일부 유튜버와 틱톡커들은
‘일본에서 하루 동안 아무 말 안 하기 챌린지’
‘도쿄 지하철 완전 무음 여행’ 같은
현지 정숙 문화에 적응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콘텐츠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예로 평가받는다.
마무리 : 일본 여행할 때 꼭 알아야 할 ‘조용함의 법칙’
일본에서의 고성방가 금지는
단순히 매너나 권고 수준이 아니다.
그건 법적인 제재까지 가능한 ‘공공질서 유지 조치’다.
당신이 무심코 외친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다면,
그건 일본에선 ‘범죄’가 될 수도 있다.
여행은 타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그 나라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며
더 나은 여행자가 되는 것,
그게 진짜 ‘현지 체험’이 아닐까?
'전 세계 이상한 법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파리에서는 UFO도 ‘불시착’ 금지?! (1) | 2025.07.27 |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스위스에선 밤 10시 이후에 변기 물도 마음대로 못 내린다? (4) | 2025.07.27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피지에서는 수영복 입으면 ‘불법’? (7) | 2025.07.26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호주에서는 ‘투표 안 하면 벌금’?! (5) | 2025.07.26 |
전 세계 이상한 법률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맥주 마시고 자전거 타면 형사처벌?! (11) | 2025.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