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 마시고 페달 좀 밟았을 뿐인데...체포요?
일요일 오후, 햇살 좋은 도심 외곽.
한 손엔 크래프트 맥주, 다른 한 손엔 헬멧을 든 채 자전거에 오르는 라이더.
이게 뭐 어때서? 분위기 좋고 바람도 시원한데, 술 한잔쯤은 낭만 아닌가?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는 맥주든 와인이든, 알코올을 섭취한 상태에서 자전거를 운전하면
자동차와 동일한 음주운전 법령이 적용되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그저 한 모금 마셨을 뿐인데도,
벌금은 물론이고 최대 징역형까지 가능하다는 사실에
많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당황하곤 한다.
실제로 남아공에서는 자전거 음주운전으로 인해
현장에서 체포되는 사례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두 바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이 나라에선 통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자전거 음주운전이 왜 그렇게 민감한 사안인지,
실제 사례와 법적 근거를 포함해 하나하나 살펴보자.
자전거도 ‘차량’으로 간주되는 나라, 남아공
"자전거도 교통수단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 도로교통법(National Road Traffic Act, 1996)에 따르면,
'차량(Vehicle)'은 사람이나 재화를 운반할 수 있는 모든 탈것을 의미하며,
그 정의에는 자전거(Bicycle)도 명시되어 있다.
즉, 자전거는 단순한 놀이기구나 스포츠 장비가 아니라,
공식적인 교통수단으로 간주되며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는다.
음주 기준은 자동차와 동일
남아공의 음주운전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혈중알코올농도(BAC) 0.05% 이상: 운전자 처벌
- 자전거 포함, 모든 교통수단 운전자에 동일 적용
이 기준은 성인 남성 기준 맥주 약 350ml 한 캔을 마시면
충분히 초과될 수 있는 수준이다.
즉, 맥주 한 캔만 마셔도 자전거를 타면 위법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처벌 수위는?
- 첫 위반 시: 벌금 최대 R2,000(약 15만 원) 또는 6개월 이하 징역
- 상습 위반 또는 사고 유발 시: 형사기록 등록 + 최대 6년형 가능
더 무서운 건, 단속에 걸릴 경우
음주 측정기 거부 시에도 범법 행위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실제 사례
맥주 한 잔에 인생 꼬인 사연들
케이프타운 IT 엔지니어, 퇴근 후 체포
2022년 4월, 케이프타운 외곽의 한 하이테크 파크.
회사에서 퇴근하던 IT 엔지니어 리암(Liam, 34세)은
동료들과 맥주 한 잔을 나눈 뒤 전기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도로는 비교적 한산했고,
그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평소처럼 달리고 있었지만,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 중이었고
자전거도 검사 대상이었다.
음주 측정 결과 BAC 0.07%, 기준 초과.
경찰에 의해 즉시 체포되었고,
법원 출두 + 벌금 R1,200 + 3개월 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차가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법은 엄연히 존재했고 제 불찰이었습니다.”
관광객 체험 자전거 중 경찰 조사
2023년, 남아공을 여행 중이던 독일인 여성 두 명은
관광 자전거 투어 도중 와이너리에서 와인 시음을 했다.
그 중 한 명이 기분 좋게 와인 한 잔을 마신 후 페달을 밟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을 본 경찰이 단속을 벌이면서
현장에서 음주 테스트 후 조사에 착수.
다행히 기준치 미달로 처벌은 피했지만,
여권 확인, 현장 진술서 작성, 통역관 대동 등
절차가 복잡해 투어 일정 전체가 중단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왜 이렇게까지 엄격할까?
남아공의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최고 수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국가다.
2023년 기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약 14,000명에 달하며
그 중 상당수가 알코올 관련 사고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남아공 정부는
‘모든 교통수단’에 대해 음주운전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 원칙을 적용 중이다.
자전거든 킥보드든, 심지어 말 타는 경우에도 교통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는 상황이다.
‘2차 사고 방지’가 핵심
자전거는 특히 야간이나 외곽 도로에서
후방 차량과의 충돌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음주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면 도심 교통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자전거 탑승자가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
국가 의료 시스템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그 예방 차원에서 음주 페달링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세대의 반응은? MZ세대는 이렇게 말한다
Z세대: “음주 자전거는 그냥 리스크야”
요즘 20~30대는 오히려 이 규정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많다.
건강과 책임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음주 + 이동수단 조합 자체를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SNS에서는
“맥주 마셨으면 우버 타”
“자전거도 내 몸이 책임이야”
라는 댓글이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
사이클 문화에선 이미 자율 규제 중
남아공의 주요 자전거 동호회나 커뮤니티에서는
‘술 마신 날은 자전거 타지 않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라이딩 전 술 NO’가 아예 비공식 규율로 작동하고 있다.
마무리 : 자전거도 교통수단, 음주는 NO!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맥주를 마신 뒤 자전거를 타는 것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전거도 생명을 실은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그저 한 캔 마셨을 뿐이라고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그 순간 실수 하나로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술을 마셨다면 자전거는 잠시 접어두자.
라이더도 책임 있는 교통 주체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걸
이제는 우리 모두 알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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