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여행하다 보면 "왕의 사진 앞에서는 조용히 하세요", "왕의 초상화를 존중하세요"라는 안내문을 자주 보게 된다. 심지어는 국왕 얼굴이 새겨진 지폐를 떨어뜨렸을 때 발로 밟아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경고도 있다.
왜일까? 단순한 예의 차원을 넘어서, 태국에서는 국왕 및 왕실에 대한 비판이나 불경한 행동이 형법상 범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은 태국 문화에서 가장 천한 신체 부위로 여겨지기 때문에, 국왕 사진에 발을 올리는 행위는 왕실모독죄(lese-majesté)로 간주돼 최대 15년의 징역형까지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태국 왕실모독죄의 구조와 문화적 배경, 실제 사례, 그리고 표현의 자유 논쟁까지 깊이 있게 살펴본다.
태국의 왕실모독죄란?
태국 형법 제112조는 **왕실모독죄(lese-majesté law)**라고 불리는 조항이야.
이 조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돼 있어.
“누구든지 국왕, 왕비, 황태자 또는 섭정에게 모욕을 주거나, 비난하거나, 위협한 자는
최대 1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이 법은 단순히 국왕에게 폭언을 했을 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왕실에 대한 모든 ‘부정적 표현’, ‘비판’, ‘조롱’, ‘불경스럽게 느껴지는 행위’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어.
왜 ‘발’이 문제인가?
태국에서는 신체 중 가장 더럽고 천한 부위로 발을 인식해. 반면,
머리는 영혼이 깃든 신성한 부위로 여겨지지.
이 문화적 맥락 때문에 다음과 같은 행위는 극도로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돼.
다른 사람의 머리를 만지는 행위
발로 물건을 가리키는 행위
국왕의 사진이나 지폐를 발로 밟는 행동
왕실 초상화를 발 아래 두는 행위
특히 왕의 얼굴이 그려진 지폐를 떨어뜨렸을 때 무심코 발로 밟아 멈추게 하거나, 포스터를 정리하다가 국왕 얼굴이 아래로 향한 상태에서 발로 밀게 되는 상황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이런 행위는 단순한 ‘무례’가 아니라, 형법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어.
실제 처벌 사례
태국에서는 왕실모독죄로 인해 외국인뿐 아니라 자국민도 실제로 처벌된 사례가 있어.
지폐 밟은 외국인 관광객
2016년, 한 유럽 관광객이 식당 앞에서 떨어진 지폐를 발로 눌렀다가
현지인에게 고발당했고, 경찰 조사를 받았어.
다행히 고의성이 없다는 점이 받아들여져 처벌은 면했지만,
이 사건은 태국의 문화적 금기와 형사처벌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회자돼.
페이스북 포스트
2017년에는 한 대학생이 SNS에 국왕에 대한 풍자 이미지를 올렸다가
형법 112조 위반으로 5년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어.
이후 감형과 사면이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적 논란이 컸어.
국제사회 반응 – 표현의 자유 vs 전통 보호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 단체들은
태국의 왕실모독죄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해.
“정치 풍자조차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
“왕실에 대한 토론도 금지되는 건 민주주의 사회로서 부적절하다.”
하지만 태국 정부와 보수층은 “왕실은 국가의 상징이며,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할 가치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최근 변화 – 젊은 세대의 반응
태국 내 20~30대 청년 세대 사이에서는
왕실모독죄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점점 커지고 있어.
특히 2020년 이후 민주화 시위에서
학생과 청년들이 “112조 폐지”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고,
국왕에 대한 정책적 토론, 예산 문제, 행정권 비판 등도
더 이상 금기시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지.
이들은 이렇게 말했어.
“우리는 국왕을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국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물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도 여전히 법 위반으로 간주돼 여러 명이 구속되거나 기소된 상태야.
🇰🇷 한국인이 주의할 점
한국인은 태국을 자주 방문하는 해외여행객 중 하나고,
특히 20~30대는 태국의 로컬 감성, 카페, 마켓 문화 등을 즐기기 위해 자주 방문해.
그런 만큼 태국 여행 시 다음을 반드시 유의해야 해.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 리스트
- 국왕 사진이나 포스터 위에 물건 올리기
- 왕실 얼굴이 인쇄된 지폐를 함부로 다루기 (특히 발로 밟기)
- SNS에서 국왕 관련 풍자 콘텐츠 올리기
- 왕실 관련 뉴스에 댓글 달며 비판하기 (한국어로 써도 현지 감시망에 걸릴 수 있음)
- 국왕 사진과 ‘발’을 같은 사진 프레임에 넣기
무의식적인 행동이라도 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심해야 해.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가능할까?
이 문제는 단순히 “태국 법이 너무 엄격하다”로 끝날 수 없어.
왜냐하면 한국도 과거에는 ‘국가보안법’, ‘군주 모독죄’ 같은
사상과 표현을 억제하는 법들이 존재했고,
지금도 국가원수 명예훼손죄는 여전히 적용될 수 있는 법 조항이니까.
그러니 태국의 사례를 통해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문화와 전통 속에서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마무리 –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
태국에서 국왕 사진에 발을 올리면 안 되는 이유는 단순히 “예의 없어서”가 아니야.
그건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는 행위이고,
더 나아가 왕실을 바라보는 한 국가의 정체성과 가치관이 담긴 규칙이야.
우리가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그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기본 예의라는 걸 이 사례가 아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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