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박수를 치는 데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믿는다.
기쁜 일이 있을 때, 누군가를 응원할 때, 단순히 흥을 표현하고 싶을 때,
손뼉은 인간 본능의 언어다.
하지만 이 단순한 행동이, 어떤 나라에서는 ‘국가 전복 시도’로 간주될 수 있다면?
실제로 모로코에서는 거리에서 단체로 박수를 치거나,
특정 시점에 반복적으로 손뼉을 치는 행위가
정치적 시위로 해석되어 체포 대상이 되는 사례가 존재한다.
이 규정은 공식적인 형법 조항이라기보단
공공질서 위반, 암시적 시위 행위, 군중 동조 유도 등의 이유로 단속되며,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차례 실제 체포 사례도 발생했다.
단순한 손뼉이 체포 사유가 된다면,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 걸까?
지금부터 “박수가 범죄가 되는 사회”,
모로코의 황당하면서도 현실적인 사례들을 깊이 들여다보자.
‘박수 금지’는 진짜인가?
모로코 형법에는 ‘박수를 금지한다’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모로코 정부는 ‘비폭력적 상징 시위’를 적극 단속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침묵 행진, 소리 없는 플래시몹, 그리고 반복적 박수 행위는
암묵적 정치 저항 수단으로 간주되어,
‘공공질서 방해’, ‘무단 집회’, ‘국가 기물에 대한 조롱’ 등의 명목으로
실제 형사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법적 근거 (형법 제293조~295조)
- 10인 이상의 무허가 군중 집회 시 ‘불법 시위’로 간주
- 메시지를 동반한 소음, 신호, 리듬 등의 반복 행위는
→ 공공질서 위반 + 정치선동 행위로 해석 가능 - 경찰 경고 후에도 박수 지속 시
→ 최대 6개월 징역 또는 벌금 5,000디르함(한화 약 70만 원)
박수가 범죄가 된 배경
모로코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수많은 청년 시위대가 인터넷을 통해 시위 방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경찰에게 욕하지 말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단지 모두 함께 손뼉을 치자.”
이 ‘무언 박수 시위’는 정부에 직접적 반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고,
이후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정부는 이를
“조용한 선동이자, 집단심리를 이용한 공공질서 파괴 행위”로 간주하며
박수 소리조차 잠재적 위험 요소로 보게 된 것이다.
실제 사례
대학생 그룹, 광장에서 박수 치다 체포
2022년 6월, 모로코 라바트 대학생 12명은
시내 중심 광장에서 “무언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들은 마스크를 쓰고
구호 없이 박수만을 반복하는 시위를 5분간 벌였다.
영상에는 어떠한 공격성도 없었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은
“공공장소에서 허가되지 않은 군중 행동”이라며
참가자 전원을 연행했다.
이들은 약식 재판에서
“공공질서 방해 및 불법 집회 주도” 혐의로
각자 벌금 3,000디르함(약 45만 원)을 부과받았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에 대해
“이제 박수조차 정치가 된 모로코,
표현의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교사가 ‘조용한 박수 캠페인’ 제안했다가 정직처분
2023년 초, 카사블랑카의 고등학교 교사 한 명이
학생들에게 수업 중 “의견 표현의 다양한 방식”을 설명하며
“말 대신 박수로 의사 표현을 해보자.”는 활동을 제안했다.
문제는 수업 중 박수가 반복되자,
학부모들이 이를 “정치적 퍼포먼스”로 오해하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
이후 교사는
“학생들에게 암시적 시위를 교육했다”는 이유로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고,
사건은 현지 언론에서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박수’는 정치적 메시지일까?
이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박수는 다양한 맥락에서 정치적 상징으로 쓰였다.
- 🇷🇺 러시아: 2012년 푸틴 반대 시위 당시, ‘침묵 박수’가 금지됨
- 🇨🇳 중국: 천안문 유가족들이 손뼉으로 추모 의사 표현 → 경찰 제지
- 🇭🇰 홍콩: 우산혁명 시기, 확성기 대신 박수로 동조 표시
모로코는 이러한 전례를 참고하며
“비폭력적 행동이라도 집단적 의도를 가진 순간, 정치화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민 반응 : “단순한 표현의 자유” vs “사회 질서 유지 필요”
찬성 의견
- “모로코의 평화를 지키려면 무언의 시위도 경계해야 한다.”
- “박수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연출된 메시지다.”
- “서서히 번지는 선동이 더 무섭다.”
반대 의견
- “말을 막고, 이제 소리도 막는가?”
- “박수를 범죄 취급하는 국가는 민주주의를 가장한 검열 국가다.”
- “공포 정치의 가장 조용한 버전이다.”
모로코 청년들 사이에서는
“박수조차 허락되지 않는 사회에서 어떻게 웃겠는가?”라는
신랄한 자조가 늘고 있다.
여행자 주의사항 : 모로코에서 ‘박수’는 신중히
공연장 | 허용 | 박수 전용 공간에 한함 |
공공 광장 | 제한적 | 단체로 반복적 박수는 금지 |
종교 시설 근처 | 금지 | 문화재 모독 간주 가능 |
시위 현장 인근 | 절대 금지 | 박수도 시위 참여로 간주됨 |
마무리 : 소리는 작지만, 메시지는 크다
박수는 단지 손바닥의 마찰이 아니다.
그건 사람의 마음이 동조될 때,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할 때,
아니면 사회에 조용히 저항할 때 울리는 메시지다.
모로코에서 박수는
그 자체로 체제에 대한 메시지, 저항, 암시로 해석되며
공권력의 통제 대상이 되고 있다.
그저 손을 맞부딪혔을 뿐인데, 자유가 깨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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