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무겁고 딱딱한 거라고 생각했다면,
이스라엘의 선거법은 그 고정관념을 180도 뒤집는다.
이 나라에선 선거 캠페인 중 곰인형, 강아지 인형, 캐릭터 복장 등이 금지된다.
실제로 후보자나 지지자가
유권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동물 인형을 사용했다가 벌금형을 받은 사례도 있다.
한 마디로, ‘귀여움으로 표심 잡기’는 공식적으로 불법이라는 뜻이다.
이 법은 처음 들으면 “진짜 그런 법이 있어?” 하고 웃음이 나올 수 있지만,
그 배경엔 이스라엘 특유의 정치문화, 안보 위기, 그리고 대중조작 방지 철학이 담겨 있다.
오늘은 그야말로 “곰인형도 정치 못 하는 나라” 이스라엘에서
왜 마스코트 하나가 ‘선거법 위반’이 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놀라운 사례와 함께 파헤쳐본다.
이스라엘 선거법, ‘귀여움’을 금지하다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지만,
선거 규제에 있어서만큼은 매우 엄격하고 세밀한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1999년 개정된 이스라엘 선거공정법(Election Propaganda Law)에서는
“선거 캠페인 도구로써 미성년자, 동물, 인형, 마스코트,
극단적 복장을 활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핵심 조항 정리
- 동물 복장 착용 금지 (곰, 강아지, 고양이, 판다 등 모두 포함)
- 유권자 기만을 유도할 수 있는 캐릭터 사용 금지
-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도형·모양으로 포스터 제작 금지
- 캠페인 현장에서의 인형 배포, 포토존 설치 등 일절 금지
이러한 규정을 어기면,
최대 10,000 셰켈(약 360만 원)의 벌금형,
혹은 선거홍보물 철거 및 방송 불가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왜 이런 법이 생긴 걸까?
곰인형이 뭐 그리 문제야?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 법을 만든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한다.
1. 감성 자극으로 유권자 판단 흐리기 금지
이스라엘은 선거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판단의 장으로 본다.
따라서 정당이나 후보가 ‘귀여움’, ‘감성’, ‘인형 캐릭터’ 등을 이용해 표심을 유도하는 것은
정책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불공정한 방법으로 간주한다.
2. 어린이·청소년 세뇌 방지
곰인형이나 귀여운 캐릭터는 자연스럽게 어린이와 청소년의 관심을 끌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
이스라엘 선거법은 이를 ‘선거 세뇌’로 해석,
미성숙한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간접적 홍보 수단을 제한한다.
3. 안보 불안 상황 속 허위정보 억제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분쟁, 테러 위협 등 민감한 안보 상황을 안고 있는 나라다.
따라서 선동, 허위, 과장, 혹은 시각적 충격을 유발하는 요소가
선거에서 사용되는 것을 철저히 통제한다.
실제 사례
‘곰돌이 마스코트’ 등장했다가 방송 정지당한 정당
2015년, 이스라엘의 한 중도좌파 정당은
젊은 층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곰돌이 마스코트 복장을 입은 자원봉사자"를 거리 유세에 투입했다.
이 마스코트는 SNS에서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고,
“곰이 말하길, ○○당에 투표하래요”라는 영상이 인스타그램 리스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적으로
“선거 공정성 위반”을 이유로 해당 정당의 방송 광고 송출 정지 명령을 내렸다.
또한 마스코트 홍보물이 사용된 거리 광고판은
48시간 내 자진 철거 명령을 받았다.
강아지 옷 입힌 후보 캠페인, 벌금 7,500셰켈
2020년, 한 지방선거 후보는
자신의 반려견에게 선거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입히고
지역 주민과 사진을 찍는 “따뜻한 이미지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옷.
선거법 상 “동물을 이용한 선전 행위”가 금지되어 있었고,
결국 해당 후보는 7,500셰켈(약 27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현지 언론은 이 사건을
“강아지의 귀여움이 정책을 압도했다. 선거는 쇼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시민 반응 : ‘정치가 너무 딱딱하다’ vs ‘그래서 공정하다’
찬성 입장
- “정책과 철학으로 승부하라는 뜻이다.”
- “귀엽고 자극적인 광고는 유권자의 이성을 흐린다.”
- “어린이와 감성 호소를 동원한 선거는 조작의 다른 얼굴이다.”
반대 입장
- “요즘 시대에 곰인형 하나 못 쓰는 건 너무 과하다.”
- “정치가 딱딱하기만 하면 오히려 관심을 못 끈다.”
- “창의적인 선거 홍보를 왜 억누르냐?”
이스라엘 내에서도 이 규제는
‘지나친 교조주의적 선거관리’ vs ‘필요한 질서 유지’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 유세에 마스코트를 쓸 수 있는 나라는 어디?
놀랍게도, 대부분의 국가는
곰인형, 강아지 복장,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을 금지하지 않는다.
🇺🇸 미국 | 가능 (공화·민주당 모두 활용) |
🇯🇵 일본 | 가능 (마스코트 캐릭터 허용) |
🇫🇷 프랑스 | 제한 없음, 단 법적 모욕 금지 |
🇰🇷 한국 | 선거법에 따라 제한적 허용 |
🇮🇱 이스라엘 | 금지 (법으로 명시) |
마무리 : 이스라엘에선 곰인형이 설 자리는 없다.
이스라엘은 귀여운 이미지를 동원한
감성 유도 캠페인을 불공정 선거 전략으로 규정하고 있다.
곰인형도, 캐릭터 복장도, 동물도, 아이도
정책을 대신할 수 없다는 철학이 뚜렷하다.
이는 불쾌할 만큼 딱딱한 정치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치가 장난이 아니어야 한다”는 국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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