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의 로망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베니스.
운하를 따라 곤돌라가 지나가고, 산마르코 광장에는 수백 마리의 비둘기가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비둘기에게 빵조각 하나 툭 던져주던 관광객들.
그런데 말이다. 지금 그 행동 하나로 당신은 110유로 벌금(한화 약 16만 원)을 물게 될 수도 있다.
놀랍게도 베니스에는 ‘비둘기에게 먹이 주기 금지법’이 존재한다.
그것도 단순 권고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벌금 고지서가 즉시 발부되는 강력한 도시 조례다.
이 조례는 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이상하지만 실제로 벌금을 내는 법’으로 회자된다.
무엇보다도 이 법은 단순한 동물 보호 규제가 아니라,
도시 생태계, 위생, 건축 보호, 관광 질서 유지 등 여러 복합적 이유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오늘은 바로 그 “비둘기에게 빵 하나 줬다가 벌금 폭탄 맞은 사건들”,
그리고 이 조례가 왜 생겨났는지, 진짜 이유와 베니스 현지인들의 반응까지 리얼하게 파헤쳐본다.
왜 ‘비둘기에게 먹이 주는 것’이 불법일까?
2008년, 베니스 시의회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산마르코 광장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겠다.”
이는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었고, 실제로 경찰이나 지역 공무원이
벌금을 부과하는 시 조례(Legge Comunale)로 제정되었다.
조례 주요 내용 (요약)
- 적용 지역: 산마르코 광장을 포함한 베니스 전역
- 적용 대상: 현지인 + 외국인 모두
- 금지 행위: 빵, 과자, 씨앗류, 음식물 등을 비둘기에게 던지거나 주는 행위
- 위반 시: 최소 50유로 ~ 최대 200유로 벌금 (현장 부과)
진짜 이유는 ‘비둘기’ 때문이 아니다?
베니스 시 정부는 이 조례의 이유를 단순히 “비둘기가 더러워서”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 조치에는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보존을 위한 더 복잡한 이유들이 있다.
비둘기 먹이 금지 조례의 진짜 이유
고대 건축물 훼손
비둘기의 배설물은 산성 성분이 강해서, 산마르코 대성당과 도제 궁전의 대리석 외벽을 부식시킨다.
수백 년 된 조각상, 석조물의 표면이 망가지고 있다.
관광객 위생 문제
비둘기가 몰려들면서 새똥, 진드기, 악취, 깃털 문제가 심각해졌다.
특히 여름철엔 광장이 거대한 비둘기 화장실처럼 변하며 민원이 폭주했다.
‘야생동물 길들이기’ 현상
먹이를 자주 주는 행위로 비둘기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 위에 앉거나 공격하는 경우도 발생.
관광객 상업화 문제
현지 사기꾼들이 일부러 비둘기를 유도하고,
먹이를 팔거나 돈을 요구하는 ‘비둘기 셀카 사기’가 기승을 부렸다.
실제 사례
셀카 찍다 벌금 낸 미국 여행자
2022년, 미국에서 온 30대 여성 관광객이 산마르코 광장에서
비둘기 몇 마리에게 빵조각을 나눠준 후, 셀카를 찍던 중 시청 소속 공무원에게 적발되었다.
그녀는 "이게 불법인 줄 몰랐다"고 항의했지만, 이미 현장에는 경고 안내판이 게시되어 있었고,
결국 110유로 벌금 고지서를 받고 그 자리에서 결제해야 했다.
그녀는 여행자 리뷰 사이트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냥 사진 찍으려고 했을 뿐인데,
그렇게 큰 죄가 될 줄 몰랐다.” 라는 후기를 남겼다.
한국인 커플, 먹이 사기 당하고 벌금까지?
2023년, 한국에서 온 한 커플은 비둘기와 사진을 찍기 위해 광장에서 작은 종이컵에 담긴 씨앗을 샀다.
판매자는 “먹이를 주면 비둘기가 어깨 위에 앉는다”며, 사진을 찍으라고 유도했다.
하지만 이 장면을 지켜보던 시청 직원은 즉시 다가와 벌금 고지서를 꺼냈다.
판매자는 사라졌고, 한국인 커플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결국 100유로의 벌금을 냈다.
그들은 여행 블로그에
“비둘기보다 사람이 무서운 도시였다.” 는 소감을 남겼다.
베니스 시민들은 이 법을 어떻게 생각할까?
대부분의 시민은 이 조례를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한다.
- 시민 A의 말:
“산마르코 광장은 더 이상 새똥 천국이 아니다. 법이 생기고 나서 도심이 훨씬 깨끗해졌다.”
- 시민 B의 말:
“관광객이 너무 많아. 예전엔 비둘기와 사진 찍는 게 낭만이었지만, 이제는 위험 요소야.”
하지만 반대로, 일부 상인들은 “비둘기가 관광 명소 역할을 했다”며,
“지금은 사람들이 산마르코 광장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떠난다.”
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관광객이 알아야 할 ‘비둘기 벌금 피하는 법’
- 절대 먹이를 주지 마라.
- 몰래 준다고 해도 감시 카메라 + 현장 공무원 순찰로 발각될 확률이 높다.
- 씨앗이나 과자 들고 다니지 마라.
- 의심만 받아도 제지당할 수 있다.
- 먹이 주는 상인 피하라.
- 현지인 사칭하는 가짜 상인들의 유도에 속지 마라.
- 광장에는 경고 표지판이 있다.
- "DO NOT FEED PIGEONS" 표지판은 공식 법적 고지다.
마무리 : 낭만도 좋지만, 법은 지켜야 한다
베니스의 광장에 비둘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하지만 그 장면 뒤에는
수백 년의 건축물 보호, 도시 환경 관리, 지역민의 삶의 질 보장이라는 목적이 숨어 있다.
우리가 아름다운 도시를 ‘경험’하고 싶다면,
그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현지인들이 만든 룰을 존중하는 것도 여행자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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