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상한 법률 🇨🇳 중국 – 온라인 게임 주간 플레이 제한?
금요일 밤, 치킨 먹으며 친구랑 배틀그라운드 한 판?
토요일 오후, 롤 친구랑 듀오 돌리며 스트레스 해소?
이런 평범한 주말의 게임 라이프가 중국 청소년들에게는 더 이상 허락되지 않는다.
2021년부터 시행된 중국 정부의 ‘게임 중독 방지 규제’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주간 3시간, 주말 1시간씩만 온라인 게임 허용’이라는 충격적인 제한을 걸었다.
게임은 더 이상 자유로운 취미가 아니다.
중국에선 ‘시간 제한된 통제 콘텐츠’이자,
실명 인증·얼굴 인식·서버 차단 시스템까지 작동하는 디지털 감옥이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법이 어떻게 시행되었고,
실제 청소년 유저들이 겪은 충격적 사례,
글로벌 게임 산업이 받은 후폭풍,
그리고 '과연 이런 규제가 정당한가'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해본다.
주말에만 1시간? 현실이 된 '게임 허락제'
2021년 8월 30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国家新闻出版署, NPPA)는 다음과 같은 명령을 전국에 하달했다.
“모든 온라인 게임 업체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에만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로그인 허용.”
단 하루 1시간,
그것도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딱 ‘한 타임’만 허락된다.
그리고 이 명령은 단순히 ‘지침’이 아니라
법적 강제력을 가진 행정 명령이며,
이를 어긴 게임사는 서비스 중단, 벌금, 면허 취소까지 당할 수 있다.
어떻게 제한하는데? 단순 로그인 차단 아님
중국의 게임 시간 제한은 단순히 ‘경고창 띄우기’ 수준이 아니야.
그들은 기술적으로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1] 실명 인증 (Real-name Verification)
- 모든 유저는 실명 등록, 주민등록번호 입력
- 데이터는 공안(경찰청)과 연동돼 나이 자동 판별
[2] 얼굴 인식 시스템
- 부모 이름으로 몰래 가입한 경우도 차단
- 밤 10시 이후 로그인 시 얼굴 인식 팝업 등장
- AI가 미성년자라고 판단하면 즉시 로그아웃
[3] 서버 로그 추적 및 강제 퇴장
- 오후 9시가 되면 서버가 자동으로 미성년자 세션 종료
- “게임 시간 종료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접속 차단
즉, 누가 언제 어떤 기기에서 플레이하든,
정부가 실시간으로 감시·차단할 수 있는 게임판 디지털 판옵티콘이 탄생한 셈이야.
실제 사례
“30분 대기 후, 1시간 플레이, 자동 퇴장”
16세 소년 ‘샤오밍’(가명)은 매주 금요일 7시 55분부터
‘Honor of Kings’ 접속 대기열에 들어간다.
게임사는 서버 폭주를 막기 위해 5분 전부터 사전 접속 대기열을 연다.
문제는 →
친구와 매칭 잡는 데 10분,
게임 한 판에 25분,
로딩/결과창 등으로 시간 허비…
총 1시간이 지나면 경고 없이 자동 로그아웃.
“이기고 있는데 튕긴다니까요!” 라는 분노는 매주 반복된다.
“아이의 계정을 어머니가 몰래 사용하다 벌금형”
상하이의 한 중년 여성은
아들이 자고 있는 틈에 게임 계정으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했다.
얼굴 인식 시스템이 성인을 감지하지 못하고,
계정명과 행동패턴으로 미성년자 계정 사용을 판단,
해당 계정에 3개월 정지 및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어머니는 뒤늦게 "그건 나였다"고 항의했지만
결국 가정 내 '미성년자 계정 타인 사용 위반'으로
해당 게임사로부터 1,000위안(약 18만원) 벌금을 부과받았다.
왜 이런 규제가 나왔을까? 정부의 입장은 이렇다
중국 정부는 이를 ‘청소년 보호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게임은 정신을 해치고, 청소년을 중독시켜
공부와 노동에 악영향을 미친다.”
– 신문출판서 공식 발표
게임 중독 → 학업 성적 하락
시력 저하, 수면 부족, 운동 부족
‘사이버 친구’만 생기고, 현실 관계는 단절
그들은 이를 “국가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인식했고,
결국 게임을 약처럼 ‘처방량을 정해야 할 물질’로 본 것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의 충격
이 정책이 발표되자
중국의 대표 게임사 텐센트(Tencent)와 넷이즈(NetEase)의
주가는 하루 만에 각각 10% 이상 폭락했다.
- 텐센트는 즉각 ‘청소년 모드’를 전면 업데이트
- 글로벌 게임사들은 미성년자 시장을 사실상 포기
- 한국·미국·일본 게임 기업들조차 중국 출시 전략 수정
이후 중국의 게임 개발사들은
성인 대상 미드코어 게임
광고 수익형 캐주얼 게임
해외 수출형 콘텐츠로 전략을 급격히 틀기 시작했다.
청소년의 반응은? "그럼 우린 게임 못하나요?"
당연히 청소년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SNS에서의 항의조차 검열과 삭제의 대상이었다.
- “왜 우리가 유해물질을 접하는 사람처럼 취급받아야 하나요?”
- “공부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푸는 것도 안 된다고요?”
- “그럼 만화책도 정해진 시간에만 봐야 하나요?”
하지만 청소년 커뮤니티는 곧
‘게임 시간 셰어링’,
‘가족 인증 회피법’,
‘VPN 성인 인증 우회’ 등의 꼼수 전략을 공유하며
‘디지털 게릴라 전쟁’을 시작하기도 했다.
한국과의 비교 – 우리는 어떻게 다를까?
한국은 2021년 8월,
오래 이어져온 ‘셧다운제(심야시간 게임 접속 금지)’를 폐지했어.
0시~6시까지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던 제도였고,
오히려 학부모와 청소년들의 반발로 인해
‘자율 셧다운’으로 전환되었지.
즉, 한국은 이제
자율적인 보호 시스템,
부모 동의 기반 게임시간 조절,
시스템 대신 교육과 가정 환경 중심의 방식을 택하고 있어.
중국과는 디지털 자유에 대한 철학 자체가 정반대라고 볼 수 있어.
마무리 – 게임은 병인가, 취미인가?
중국의 게임 시간 제한 정책은
단순한 제재가 아니라 국가가 청소년의 일상까지 설계하겠다는 선언이다.
'너희는 이 시간에만 놀아야 한다.'
'우리가 너희의 건강과 집중력을 대신 책임질 테니.'
듣기엔 합리적이지만,
그 안에 있는 감시와 통제의 그림자는 결코 가볍지 않다.
디지털 자유는 단지 기술이 아닌 철학의 문제다.
게임은 놀이라는 이름의 권리다.
그 권리를 누가 얼마나 제한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우리는 지금 중국을 보며 다시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