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상한 법률 🇮🇷 이란에서 히잡 안 쓰면 감옥?
‘머리에 천 안 썼다고 감옥?’ 상상보다 훨씬 현실적인 이란 여성들의 이야기
전 세계 어딘가에서는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것이 범죄가 된다.
이란은 바로 그런 나라다.
이슬람 율법이 국가법보다 우선하는 이란에서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법이다.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벗는 행위는 공공질서 위반,
심하면 반이슬람 행위로 간주되며
실제로 체포, 벌금, 구금, 심지어 구타까지 이어질 수 있다.
2022년, 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게 체포되어 사망한 사건은 전 세계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금부터 그 충격적인 사건과 함께,
왜 이란에서는 ‘머리에 천을 쓰지 않으면 감옥에 갈 수 있는지’
심층적으로 파헤쳐보자.
히잡이 ‘선택’이 아닌 나라, 이란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국가 전체가 이슬람 율법(샤리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체제로 전환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여성의 복장 규제였다.
이란 형법 638조는 명확하게 규정한다.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복장을 따르지 않는 여성은
10일에서 2개월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즉, 히잡을 착용하지 않거나 머리카락을 드러내는 행위는
국가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실제 사건
마흐사 아미니 사건 – 머리카락 몇 가닥이 목숨을 앗아간 날
2022년 9월 13일, 쿠르드족 출신의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는
가족과 함께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
그녀는 평범한 옷차림에 히잡을 느슨하게 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거리에서 '도덕 경찰(Gashte Ershad)'에 의해
"히잡이 제대로 착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3일 뒤, 그녀는 경찰서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었고, 결국 사망했다.
정부는 “지병에 의한 심정지”라고 발표했지만,
가족과 시민들은 이를 경찰의 폭력에 의한 사망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이란 전역을 뒤흔들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고,
여성들은 히잡을 벗고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여성, 생명, 자유(Women, Life, Freedom)”라는 구호는
세계적인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도덕 경찰’이 뭐길래?
이란에는 일반 경찰과는 별도로
‘가슈테 에르샤드(Gashte Ershad)’, 즉 도덕 경찰이라는 조직이 있다.
이들은 거리에서 여성들의 복장을 감시하고,
히잡 착용 여부, 의상의 길이, 체형 노출 여부 등을 검사한다.
이들은 경고, 체포, 구금, 교육 강의까지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시민을 처벌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과 외국인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해외여행 후 복장이 변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실제 사례
인스타그램 셀럽의 감옥행
2023년 초, 이란 출신 SNS 인플루언서 에레나 타마도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히잡 없이 찍은 셀카를 올렸다.
불과 48시간 만에 그녀는 도덕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고,
징역 3개월과 공개 사과 영상 촬영을 강요당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그녀의 체포 장면을 방송했고,
그녀는 텔레비전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제가 한 행동이 국가의 법과 규범을 무시한 것임을 인정합니다.”
(표정은 분명 강요된 듯했다.)
이후 그녀의 계정은 삭제되었고, 현재 활동은 중단된 상태다.
13세 소녀까지 체포
2024년 3월, 이란 북부 도시 마슈하드에서는
13세 소녀가 학교 앞에서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해당 소녀는 부모가 부재중이었고,
학교 선생님의 신고에 따라 도덕 경찰이 직접 출동했다.
이 사건은 SNS에 퍼지며 “이게 아이들에게 가할 일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왜 이토록 강하게 규제할까?
이란 정부는 히잡 규제를
‘국가 정체성’이자 ‘종교적 의무’로 간주한다.
공식 입장은 다음과 같다.
“히잡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이슬람 여성의 품격을 상징하는 신성한 의무다.”
즉,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은
이슬람에 대한 도전이며, 국가에 대한 반항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논리 아래,
히잡을 거부하는 것은 정치적 범죄로 해석되기도 한다.
변화의 조짐? 저항하는 여성들
하지만 여성들은 이제 침묵하지 않는다.
2023년~2025년까지 수많은 여성들이 히잡을 벗고 거리를 걷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
이런 영상은 단 몇 분 만에 수만 건의 ‘좋아요’를 받으며,
전 세계적인 연대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체포, 구금, 계정 삭제, 실명 공개라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해외에서 벌어진 연대 시위
이란 여성들의 저항은 국경을 넘었다.
- 🇺🇸 뉴욕: 유엔 앞 시위
- 🇫🇷 파리: 에펠탑 앞 히잡 태우기 퍼포먼스
- 🇩🇪 베를린: 이란 국기 찢기 퍼포먼스
- 🇰🇷 서울: 광화문 여성단체 히잡 연대 시위
이 모든 시위는
“히잡이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는 하나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마무리 – 패션이 아니라 생존이 되는 나라
이란 여성들에게 ‘히잡’은 옷이 아니다.
그건 국가가 요구하는 복종의 상징이며,
벗는 순간 범죄자가 되는 시스템이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총보다 강한 억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
우리가 자유롭게 옷을 입고 거리를 걷는다는 건,
누군가에겐 꿈도 꿀 수 없는 자유다.
히잡이 문제가 아니라,
그 히잡을 강제로 씌우는 사회가 문제다.
그리고 그 사회는 지금도 사람을 감옥에 보낸다.
옷차림 하나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