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상한 법률 🇮🇹 이탈리아 – 바닷가에서 수박 먹으면 벌금?!
여름.
뜨거운 햇살.
바닷가에 펼쳐진 파라솔.
그리고 그 아래 놓인 시원한 수박 한 통.
이보다 더 완벽한 ‘여름 풍경’이 또 있을까?
하지만 이탈리아의 일부 해변 도시에선 이 낭만이 법적으로 금지된 행동이다.
심지어 실제로 바닷가에서 수박을 먹다가 벌금을 부과받은 관광객 사례도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수박 하나가 ‘공공질서 방해’, ‘쓰레기 유발 행위’, ‘해양 생태 위협’이라는 이유로
단속 대상이 되는 나라가 바로 이탈리아다.
“수박 먹는 것도 불법이냐?”고 반문하고 싶겠지만,
이 법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오늘은 수박을 금지하는 바닷가,
그곳에서 벌어진 진짜 사건들과,
여름을 통제하려는 법의 정체를 파헤쳐보자.
‘수박 금지’는 어떻게 법이 됐나?
이탈리아에는 중앙정부가 만든 ‘수박 금지법’ 같은 이름의 법은 없다.
하지만 지역 자치단체(Local Ordinanza)는
여름마다 자치 해변에서 음식 섭취 및 야외취사 금지 조례를 발표하며
수박을 포함한 대형 과일의 섭취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예시 – 리구리아주(Region of Liguria) 해변 조례 내용:
- 바닷가에서 대형 과일(수박, 멜론 등)의 반입 및 절단 행위 금지
- 생선구이, 즉석조리, 바비큐 행위는 전면 금지
- 과일껍질, 씨앗 등 바람에 날리거나 부패 가능성 있는 음식류 금지
- 위반 시 벌금: 최대 500유로 (약 75만 원)
즉, 수박을 금지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일이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수박을 먹고 나서 남기는 씨앗, 껍질, 잔해들이
공공위생과 환경, 심지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왜 ‘수박’이 타깃이 됐을까?
1. 씨앗 & 껍질 = 해양 쓰레기 주범
수박은 씨가 많고 껍질이 크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해변 모래에 묻거나 바닷물에 버리는 일이 많았고,
이로 인해 바다거북, 갈매기, 어류의 소화기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속출했다.
2. 단체 피서객들의 수박 파티가 과도해짐
2021~2023년 사이,
SNS에서 유행한 “비치 수박 파티” 콘텐츠로 인해
수십 명이 모여 한꺼번에 수박을 자르고 던지며 노는 풍경이 많아졌고,
이에 따른 소음, 오물, 환경 훼손 문제가 증가했다.
3. 비위생적 음식 관리 우려
해변에서 땡볕 아래 장시간 노출된 수박이
상한 채 먹히거나 바다에 떠밀려
박테리아 확산의 원인이 되었다는 보건당국의 보고도 있었다.
실제 사례
수박 파티하다가 벌금 480유로
2022년 8월, 남부 이탈리아의 해변 도시 바릴로체(Baliloche)에서
이탈리아 현지 젊은이 5명이
대형 수박 2통을 가져와 베어먹고,
껍질을 모래사장에 파묻는 장면이 SNS에 업로드되었다.
영상이 퍼지자 현지 경찰은 신속히 해당 인물들을 식별했고,
현장 조사 후
“공공장소에서 금지된 음식 섭취 및 폐기물 불법 처리”라는 이유로
각자 480유로(한화 약 72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사건은 이후 언론에서
“수박 먹다 날벼락”
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되었고,
다른 해변 도시들도 비슷한 단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박 잘랐다가 퇴장 조치
2023년 7월, 일본인 관광객 부부가
토스카나 지방의 포르토 산토 스테파노 해변에서
작은 수박을 잘라 먹던 중,
순찰 중이던 해변 보안 요원에게 제지당했다.
부부는 “우리는 외국인이고, 몰랐다”고 항의했지만
관리국은
“이미 수년간 적용된 환경보호 조례로, 예외 없다.”며
즉시 해변 퇴장 조치를 내렸다.
이 사건은 일본 관광 커뮤니티에도 퍼졌고,
“수박으로 입국 거부당할 뻔”이라는 제목의 여행기까지 공유되었다.
시민 반응: “지나치다” vs “필요한 규제다”
찬성 의견
- “진짜 문제는 수박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버리는 방식이다.”
- “해변은 모두의 공간이다.
씨앗 하나도 해양 생태계엔 독이 될 수 있다.” - “제발 조용히 휴양을 즐기자.”
반대 의견
- “여름에 해변에서 수박도 못 먹게 하는 게 말이 되나?”
- “선진국이라더니, 여유가 없다.”
- “가이드라인만 만들고, 자율적으로 맡기면 안 되나?”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사전에 공지된 것도 없는데 갑자기 벌금이라니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
해변에서 수박 먹기, 위험 구역 정리
리구리아 주 (Cinque Terre) | 금지 | 음식물 쓰레기 방지 조례 |
아말피 해안 (Amalfi) | 제한적 | 정해진 장소 외 금지 |
시칠리아 해변 | 허용 | 단, 쓰레기 방치 시 벌금 |
사르디니아 | 금지 | 보건위생법 적용 |
토스카나 포르토 해변 | 금지 | 생태보호 목적 |
관광객 주의사항
- 수박은 해변 입장 전 먹거나, 숙소에서 먹자.
- 바닷가 모래 위에서 자르지 말 것
- 음식물 쓰레기는 반드시 밀봉해 휴대
- ‘수박 들고 해변 입장’만으로도 제지당할 수 있음
- 현지 조례는 매년 여름철 업데이트됨 → 입장 전 확인 필수
마무리 : 수박 하나가 불러온 사회적 논쟁
바닷가에서 수박을 먹는 게 범죄가 되는 현실.
그건 단지 음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 나라가 어떻게 환경을 대하는지,
또 공공공간에서 어떤 질서를 중요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묻게 된다.
“낭만을 통제하는 사회는,
진짜 휴식을 허락하는 걸까?”
수박은 차가울지 몰라도, 그 규제는 꽤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