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상한 법률 🇰🇿 카자흐스탄 – 대중교통에서 책 크게 읽으면 벌금?! 조용히 읽지 않으면 처벌 받는 나라
"공공장소에서 책 읽는 사람은 멋있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대중교통 안에서 책 한 권을 펼치고,
활자를 따라 천천히 목소리를 내어 읽는 모습은 어쩌면 우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의 일부 도시에서는 그 ‘낭독’이 곧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알마티(Almaty), 누르술탄(Nur-Sultan) 등의 대중교통 시스템에서는
지하철, 트램, 시내버스 등에서 책을 큰 소리로 읽는 행위가
‘공공소란 행위’로 간주되어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책을 읽다가 벌금을 물게 되는 기막힌 현실,
심지어 “학생들이 공부를 위해 소리 내어 읽던 중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실제 사례도 존재한다.
지금부터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소리 내어 책 읽기’가
왜 어떤 나라에서는 불법이 되는지, 그 진짜 이유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자.
카자흐스탄의 '공공장소 낭독 금지법'이란?
카자흐스탄은 구소련 시절부터 이어져온
질서 중심 사회 모델을 기반으로
“공공장소에서의 평온 유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따라, 2018년 개정된 ‘공공질서 유지법’ 제15조에선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주요 조항
- 대중교통 내에서 소리를 높여 통화하거나,
노래하거나,
책, 신문, 기타 문서를 큰 소리로 읽는 행위는 공공질서 방해 행위에 해당함 - 타인의 안정을 방해했다고 판단될 경우, 최대 5 MCI(월간 계산 단위)의 벌금 부과 가능
- 해당 행위가 반복되거나, 경찰 경고 후에도 지속될 경우 현장 체포 가능
※ MCI 기준 2024년 기준 1 MCI = 약 3,600텡게 (한화 약 12,000원)
→ 최대 60,000원까지 벌금 가능
즉,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소리 내서 읽는 것’ 자체가 위법 요소가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왜 책 읽는 것이 벌금 대상이 되는 걸까?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현지 젊은 세대들은 이 법을
“너무 과한 규제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 규정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정당화한다.
1. 대중교통은 ‘정숙한 공공 공간’이어야 한다
카자흐스탄 대중교통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정숙하고 절제된 환경을 지향한다.
책을 낭독하거나, 스피커폰 통화, 노래 부르기 등 청각을 자극하는 모든 행위는
다른 승객의 평온을 침해한다고 본다.
2. 특정 종교·정치 활동과 혼동 우려
소리 내어 책을 읽는 행위는 때로 종교적 설교나 정치적 선전 행위와 유사한 모습을 띌 수 있다.
이에 따라 낭독 행위가 불특정 다수에게 불쾌감 또는 위협감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3. '심리적 공해’에 대한 새로운 인식
현지 사회에서는 ‘소음’을 단순히 물리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 피로를 유발하는 자극으로 본다.
이런 인식이 확대되면서, 낭독조차도 공공장소에서는 제한 대상이 되었다.
실제 사례
대학생이 버스에서 영어 단어 암기하다 벌금
2022년,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한 대학생은
시내버스에서 영어 단어 암기 시험을 대비해 책을 소리 내어 읽던 중,
동승객이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버스 정류장에서 그 학생을 호출했고,
결국 그는 3 MCI(약 36,000텡게) 벌금을 부과받았다.
그는 “공부를 위한 낭독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경찰은 “옆 승객들이 집중할 수 없다고 신고했다.
정숙한 환경 유지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지하철에서 책 읽다 현장 제지
2023년, 프랑스에서 온 여성 관광객은
누르술탄 지하철에서 카자흐스탄 역사 관련 가이드를 책으로 보며
소리 내어 읽고 있었다.
그녀는 문화 이해를 위해 공부 중이었지만,
인근 승객이 이를 ‘종교 홍보 또는 단체 활동’으로 오해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교통 경찰은 그녀에게
“낭독은 금지되어 있으며, 외국인이라도 예외 없다.”고 설명했고,
벌금은 부과되지 않았지만 경고장과 함께 현장 퇴장을 요구했다.
그녀는 이후 “책을 소리 내 읽는 게 법에 저촉될 줄 몰랐다. 충격적이다.”며
SNS에 후기를 남겼고, 해당 글은 수만 건의 공감을 받았다.
현지 반응: 너무 조용한 게 오히려 불편?
이 법을 두고 카자흐스탄 현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찬성 입장
- “대중교통은 조용히 이동하는 공간이지, 개인 공부방이 아니다.”
- “누군가 소리 내 책 읽는 게 은근히 거슬릴 때가 있다.”
- “소리 없는 공동체 문화가 더 성숙한 사회다.”
반대 입장
- “책을 읽는 게 왜 불법이냐? 지나치게 예민한 사회다.”
- “단순한 독서도 감시하고 단속하려는 ‘질서 강박’이다.”
- “그럼 이어폰으로 음악 듣는 사람은 왜 허용되는가?”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문화적 창의성을 억제하는 법”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 법의 개정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 인터뷰: 심리학자의 견해
현지 심리학자 Dr. 알리야 누르잔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카자흐스탄 사회는 오랜 기간 조용함과 절제가 미덕으로 여겨졌습니다.
책을 읽는 행위조차도 소리의 강도나 장소에 따라 ‘소음’으로 인식되는 것이죠.
하지만 현대 사회에선 지나친 통제보다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법이 변화해야 할 시점입니다.”
대중교통에서 ‘책 낭독’ 금지 국가, 카자흐스탄이 유일할까?
놀랍게도, 이처럼
“공공장소에서의 소리내기 독서를 규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현재 기준으로,
카자흐스탄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를 ‘벌금형’으로 명시한 국가다.
일본, 독일, 프랑스 등도 도서관이나 열람실 등에서는
정숙을 요구하지만, 버스나 지하철 안 낭독에 벌금을 부과하지는 않는다.
카자흐스탄 여행 중 지하철/버스 타기 전에 알아야 할 것
책 낭독 | O | 조용히 눈으로 읽기 |
노래 부르기 | O | 이어폰 필수 |
스피커폰 통화 | O | 일반 통화로 짧게 |
촬영용 외침 | O | 미리 허가 받기 |
마무리 : 조용함이 미덕일까, 억압일까?
책을 읽는 것은 배움이고, 지식의 공유이지만,
그것이 ‘소리’라는 형태를 가진 순간
카자흐스탄에서는 공공질서 위반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지식도 조용히 배워야 한다’는 사회적 암묵 속에서
‘자유로운 표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지도 모른다.